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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거부 우리 아이 (애착 형성, 유대감 쌓기, 분리불안)

by 쑴쑴이 2026. 3. 9.

아빠 거부 우리 아이 관련 사진

혹시 우리 아이도 "엄마만 해줘", "아빠 나가" 이런 말을 자주 하나요? 저희 아이도 요즘 딱 이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아빠가 아무리 재미있게 놀아줘도 잠들 때나 울 때는 무조건 엄마만 찾더라고요. 처음에는 솔직히 서운하기도 했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니 이게 단순히 아빠를 싫어해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오늘은 왜 우리 아이가 아빠를 거부하는지, 그리고 아빠와의 유대감을 어떻게 쌓아갈 수 있는지 제 경험과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빠 거부, 애착 형성 시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아빠를 거부하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발달 시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생후 8개월부터 18개월 사이 아이들은 특정 양육자에 대한 애착 행동(attachment behavior)을 보이게 됩니다. 여기서 애착 행동이란 아이가 자신을 주로 돌봐주는 사람에게 강하게 집착하고, 그 사람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반응을 말합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이 시기의 아이가 엄마만 찾는 건 발달상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오히려 애착이 안정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제 아이도 돌 전후로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이 심해지면서 제가 화장실만 가도 울고 따라오더라고요. 분리불안은 주양육자와 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발달 단계로, 대부분 18개월에서 36개월 사이에 점차 완화됩니다.

 

다만 개인차가 있어서 어떤 아이는 두 돌 이후에도 엄마에 대한 집착이 강할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건 아이를 억지로 떼어놓는 게 아니라, 아빠와도 안전하고 편안한 관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저희 집도 처음엔 아이가 아빠를 보고 울기까지 해서 남편이 많이 상심했는데, 알고 보니 퇴근 시간이 늦어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게 원인이었습니다.

아빠와 보내는 시간의 질이 유대감을 만듭니다

두 번째로 점검해야 할 부분은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단순히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아이가 아빠와 충분히 교감하고 있는지, 아빠가 아이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죠.

 

저희 아이도 생후 6개월쯤 저녁 7시면 잠들었기 때문에, 퇴근 시간이 늦은 남편은 아이 얼굴을 못 보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수면 시간을 30분 정도 늦추고, 아빠가 목욕과 마지막 수유를 담당하도록 루틴을 바꿨습니다. 주말에도 아이와 최대한 밀착해서 시간을 보내도록 했고요. 몇 주 지나니 아이가 아빠를 보고 방긋 웃기 시작하더라고요.

 

아빠와의 놀이 시간도 중요합니다. 영국 뉴캐슬 대학 연구에 따르면, 어린 시절 아빠와 함께 책을 읽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인지 발달이 더 뛰어났다고 합니다(출처: Newcastle University). 아빠들이 아이와 놀 때 몸놀이나 역동적인 놀이를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놀이가 아이의 감각 발달과 사회성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저희는 아빠만의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 퇴근 후 아빠와 쓰레기 버리러 나가기
  • 집 앞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세 번 타기
  • 빵집 들러서 내일 아침 빵 사오기
  • 집에서 클레이 놀이하기

이렇게 반복되는 루틴이 생기니 아이가 아빠 퇴근 시간을 기다리게 되더라고요. 시간이 길 필요는 없습니다. 30분이어도 아이와 온전히 교감하는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훈육 역할 분담과 엄마의 한발 물러서기가 필요합니다

세 번째로 점검할 부분은 혹시 아빠가 훈육만 담당하는 사람이 되진 않았는지입니다. 어떤 집은 엄마는 돌보고 달래는 역할, 아빠는 혼내고 가르치는 역할로 나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아이 입장에서 아빠는 무서운 사람이 되고, 당연히 엄마에게만 애착을 느끼게 됩니다.

 

양육 일관성(parenting consistency)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양육 일관성이란 엄마와 아빠가 같은 상황에서 비슷한 태도와 반응을 보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밥을 먹다가 장난을 치는 상황에서 엄마가 타이르고 있는데, 갑자기 아빠가 큰소리로 개입하면 아이는 혼란스러워합니다. 훈육이 필요한 순간에는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일관되게 대응해야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엄마가 한발 물러서는 것입니다. 솔직히 이게 제일 어려웠습니다. 저도 아이가 아빠와 있을 때 울거나 불편해하면 바로 가서 해결해 주곤 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계속 개입하다 보니 아이는 "역시 엄마가 제일 빠르다"고 학습하게 되더라고요.

 

아빠와 아이가 둘만의 시간을 보낼 때는 엄마가 의식적으로 물러서야 합니다. 아빠가 옷을 입히는 게 좀 서툴러 보여도, 놀이가 좀 투박해 보여도 참고 기다려야 합니다. 하다 보면 아빠도 늡니다. 생각보다 잘하고, 심지어 엄마보다 더 잘하는 것도 생깁니다.

 

저희는 요즘 제가 짧게라도 외출할 때 "아빠랑 조금 있다가 엄마 올게" 하고 나가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30분, 그다음엔 1시간씩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중입니다. 아이도 처음엔 울었지만 지금은 아빠와 둘이 있는 시간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아빠 거부는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象이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아빠와의 질적인 시간, 반복되는 루틴, 양육의 일관성, 그리고 엄마의 의식적인 물러서기가 모두 필요합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지금은 엄마만 찾는 시기일 뿐, 아빠와의 유대감도 충분히 자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아빠는 엄마만큼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쌓아주는 것, 그게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UUwsTS924XU, https://www.youtube.com/watch?v=z4AQ4SPFH7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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