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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언어 발달 (나레이션, 제스처, 반응성)

by 쑴쑴이 2026. 2. 25.

아기 언어 발달 관련 사진

저도 처음엔 아이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옹알이만 하는 아이 앞에서 혼자 떠드는 게 어색하기도 했고, 대답도 없는데 계속 말을 거는 게 의미가 있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생후 6개월쯤 됐을 때부터 아이가 제 말에 반응하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빠방" 같은 소리를 내면서 창밖 자동차를 가리키는 걸 보고, 제가 했던 수백 번의 나레이션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언어 발달은 결국 뇌 발달이고, 그 뇌는 생후 1년이 가장 활발하게 자극을 받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나니 신생아 때부터 말을 많이 걸어준 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어 중추는 생후 1년에 폭발적으로 발달합니다

언어 발달이 입에서 일어나는 게 아니라 뇌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는 부모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아이가 말을 하려면 뇌 안의 언어 중추가 먼저 발달해야 하는데, 이 언어 중추는 생후 초기 3년 동안 가장 활발하게 성장합니다. 특히 생후 1년은 전체 뇌 용량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받은 언어 자극은 이후 몇 년간 아이가 언어를 습득하는 데 필요한 양분으로 계속 활용됩니다.

 

제 경험상 신생아 때부터 말을 걸어주는 게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반응이 없어 보여도 아이의 뇌는 계속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있었던 겁니다. 생후 3개월쯤부터 제 목소리에 웃기 시작했고, 6개월 이후엔 제가 자주 쓰던 단어에 반응하는 게 눈에 보였습니다. 돌 전후로는 "엄마", "맘마" 같은 단어가 나오기 시작했고, 18개월쯤엔 두 단어 조합도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이 모든 게 초기 1년 동안 쌓인 언어 자극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9개월에서 16개월 사이에 아이가 사용하는 제스처의 양이 이후 2년간 언어 발달을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말이 나오기 전 단계의 의사소통 방식이 얼마나 풍부한가가 언어 발달의 기반을 만든다는 뜻입니다.

일상 속 나레이션과 제스처 모델링이 핵심입니다

언어 자극을 준다고 하면 많은 부모들이 특별한 교구나 그림책부터 떠올립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써본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일상 속 나레이션이었습니다. 분유를 탈 때 "엄마가 물 140ml 넣을게", "이제 분유 넣고 흔들어볼까" 이렇게 제가 하는 행동을 그냥 말로 설명해주는 겁니다. 기저귀 갈 때도 "쉬~ 했네", "새 기저귀 채워볼까" 하면서 계속 말을 걸었습니다.

 

처음엔 혼잣말하는 것 같아서 어색했지만 계속하다 보니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아이에게 뭔가를 가르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내가 하는 걸 말로 풀어주기만 하면 그 자체로 충분한 언어 자극이 됩니다. 특히 의성어나 의태어를 섞어서 말하면 아이 반응이 훨씬 좋았습니다. "자동차"보다 "빠방", "물"보다 "졸졸졸" 이런 식으로 재미있게 표현하니 아이가 더 집중했습니다.

 

제스처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아이가 6개월쯤 됐을 때부터 "안아줘" 제스처를 가르쳤습니다. 처음엔 제가 계속 시범을 보여줬습니다. "안아줘 할 때는 이렇게 손을 벌려" 하면서 직접 보여주고, 아이가 따라 하면 바로 안아줬습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아이는 자기 의사를 전달하면 원하는 반응이 온다는 걸 배웠습니다. 9개월 이후엔 매달 2개씩 새로운 제스처를 추가했습니다. "잘 가", "주세요", "더", "사랑해"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제스처와 언어는 별개가 아닙니다. 제스처를 많이 사용하는 아이일수록 이후 언어 발달이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입니다. 말이 나오기 전에 제스처가 울음 다음으로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 되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손을 뻗으면 "주세요 하는 거야?" 하고 반응해주면서 제스처와 언어를 연결시켜주는 게 중요합니다.

잠깐 멈춤과 반응성이 아이의 표현 욕구를 끌어냅니다

많은 부모들이 "어떤 말로 자극을 줘야 하나요?"라고 묻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더 중요한 건 아이가 말하고 싶어지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실제로 효과를 본 방법은 '잠깐 멈춤'이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행동을 하다가 일부러 멈추는 겁니다.

 

예를 들어 풍선을 불어주다가 잠깐 멈춥니다. 아이를 바라보며 기다립니다. 처음엔 아이가 당황하지만 곧 눈을 마주치거나 "어!" 하고 소리를 내거나 손짓을 합니다. 그때 "더 불어줄까?" 하면서 다시 풍선을 불어줍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아이는 자기가 뭔가 표현해야 다시 시작된다는 걸 배웁니다.

 

간식통도 일부러 투명 용기에 넣어서 보이는 곳에 넣어둡니다. 아이 혼자는 열 수 없게요. 그러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처음엔 울거나 짜증을 내지만 곧 손짓을 하거나 "어어" 하는 소리를 냅니다. 그때 "열어줄까?" 하고 반응해주면서 "열어줘"라는 표현을 계속 들려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아이가 표현하고 싶어지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게 단순히 말을 많이 들려주는 것보다 효과적입니다. 부모가 바로바로 다 해주지 말고 잠깐 기다려주는 것, 그 기다림이 아이의 표현 욕구를 끌어냅니다. 물론 너무 오래 기다리면 안 됩니다. 아이가 포기하기 전에 반응해줘야 합니다.

 

그림책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한 페이지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는 게 더 중요합니다. "미역국이 폴폴 나요" 같은 문장이 나오면 "뜨거워, 후~ 불어볼까?" 하면서 실제 행동과 연결시켜줬습니다. 책은 읽는 게 아니라 대화하는 도구입니다.

언어 발달은 오늘 자극을 줬다고 내일 바로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닙니다. 부모가 해준 말과 반응은 아이 안에 차곡차곡 쌓입니다. 그게 어느 순간 꽃처럼 피어나는 겁니다. 저도 매일 나레이션하고 제스처 가르치고 반응해주면서도 "이게 효과가 있나?" 싶었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그 모든 자극이 헛되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너무 조급해하거나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관성 있게 상호작용해주는 것 자체가 가장 중요한 언어 자극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6Uc_fIZfzx0&t=310s, https://www.youtube.com/watch?v=yr35PqURa_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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