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 전 아기가 열이 나면 부모는 가장 먼저 해열제를 떠올린다. 하지만 “몇 도부터 먹여야 할까”, “열이 조금이라도 오르면 바로 먹여야 하나”, “해열제를 자주 먹이면 면역력이 약해질까” 같은 질문은 쉽게 정리되지 않는다. 특히 인터넷 정보와 주변 경험담이 뒤섞이면서 해열제에 대한 오해가 생기기 쉽다. 돌 전 아기는 체중이 적고 장기 기능이 완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열제 사용 원칙이 성인과 다르다. 이 글은 돌 전 아기 해열제 사용 기준을 객관적으로 정리하고, 부모가 흔히 하는 오해를 바로잡는 데 목적을 둔다. 열의 숫자보다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을 이해하도록 돕고, 해열제를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돌 전 아기 해열제 사용의 기본 기준
해열제는 열을 떨어뜨리기 위한 약이지만, 반드시 일정 체온 이상에서만 사용해야 하는 절대 규칙은 없다. 일반적으로 38도 이상일 때 사용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더 중요한 기준은 아기의 전반적인 상태다. 체온이 38도를 조금 넘더라도 비교적 잘 먹고 반응이 괜찮다면 급하게 투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반대로 37.8도 정도라도 많이 힘들어하고 처져 있다면 해열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해열제는 열의 원인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다. 열로 인한 불편감을 완화해 아기가 수유하고 쉬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열을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생각은 정확하지 않다. 열은 몸이 감염에 대응하는 자연스러운 면역 반응이기 때문이다.
돌 전 아기에게 가장 흔히 사용되는 해열제 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이다. 두 성분은 작용 방식이 다르며, 사용 가능 연령에도 차이가 있다. 생후 6개월 미만 아기에게는 이부프로펜 사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반드시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해열제 용량은 체중 기준으로 계산된다. 같은 개월 수라도 체중이 다르면 복용량이 달라진다. 정해진 용량을 초과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복용 간격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일반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은 4~6시간 간격, 이부프로펜은 6~8시간 간격이 원칙이다.
해열제를 교차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혼란이 많다. 일부 상황에서 교차 사용을 권하는 경우가 있지만, 임의로 시행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 후 결정하고 아기에게 투약해야 한다.
부모가 자주 하는 해열제 관련 오해
첫 번째 오해는 “열은 무조건 빨리 떨어뜨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열 자체가 위험한 것이 아니라, 열과 함께 나타나는 다른 증상이 더 중요하다. 해열제를 투여하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 오해는 “해열제를 자주 쓰면 면역력이 약해진다”는 주장이다. 현재까지의 의학적 근거로는 해열제가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증거는 없다. 적절한 용량과 간격을 지켜 사용한다면 면역 형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세 번째 오해는 “해열제를 먹이면 바로 열이 떨어져야 한다”는 기대다. 해열제는 복용 후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지나야 효과가 나타난다. 또한 열을 완전히 36도대로 낮추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일정 부분 완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네 번째 오해는 열이 떨어졌으니 병이 나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해열제는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뿐, 원인을 치료하지 않는다.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열이 오를 수 있다. 따라서 열의 패턴과 지속 시간을 함께 관찰해야 한다.
다섯 번째는 성인용 해열제를 나눠 먹여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이는 매우 위험하다. 성인용 제제는 농도와 용량이 다르며, 일부 성분은 영아에게 적합하지 않다. 반드시 소아 전용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약 복용 후 땀을 많이 내게 하거나 이불을 덮어 열을 빼려는 행동은 오히려 체온 조절을 방해할 수 있다. 열이 있을 때는 오히려 얇게 입히고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후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평소 입던대로 입히면 된다.
해열제 사용 후 관찰해야 할 신호
해열제를 사용한 뒤에는 체온 변화뿐 아니라 아기의 행동 변화를 함께 관찰해야 한다. 열이 다소 남아 있더라도 표정이 편안해지고 수유를 잘 한다면 긍정적인 반응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열이 내려도 여전히 처져 있다면 다른 원인을 고려해야 한다.
해열제를 복용했음에도 48시간 이상 고열이 지속된다면 병원 재방문이 필요하다. 특히 생후 3개월 미만 아기의 발열은 즉시 진료 대상이다. 연령은 판단 기준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발진, 구토, 설사, 호흡 이상, 경련 같은 증상이 동반되면 해열제 반응 여부와 관계없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이런 증상은 단순 발열을 넘어서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의사와의 상담이 필수다.
해열제를 너무 자주 반복 사용하는 것도 주의가 필요하다. 정해진 횟수를 초과하지 않도록 기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복용 시간과 체온 변화를 간단히 메모해두면 판단이 훨씬 명확해진다. 돌 전 아기의 해열제 사용은 ‘숫자 관리’가 아니라 ‘상태 관리’다. 체온계 수치 하나에만 집중하기보다, 아기의 전반적인 반응을 종합적으로 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해열제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올바르게 사용하면 도움이 되는 도구다. 기준을 알고 사용하면 불안은 줄어들고 판단은 단단해진다. 결국 부모가 가져야 할 태도는 조급함이 아니라 관찰과 균형이다. 돌 전 아기의 발열은 흔한 증상이며, 대부분은 안전하게 지나간다. 그러므로 부모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한 순간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