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 전 아기가 열이 나거나 감염 증상을 보일 때, 병원에서 항생제를 처방받는 경우가 있다. 이때 부모는 “이렇게 어린데 항생제를 먹여도 될까”, “항생제를 자주 쓰면 면역력이 약해지지 않을까”, “안 먹이고 자연 치유를 기다리면 안 될까”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 항생제는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중요한 약물이지만, 모든 발열이나 감염 증상에 필요한 것은 아니다. 특히 돌 전 아기는 바이러스 감염이 더 흔하기 때문에, 항생제가 필요한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구분하는 기준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글은 돌 전 아기 항생제 사용의 원칙과 꼭 필요한 상황, 그리고 부모가 자주 오해하는 부분을 정보 중심으로 정리한다. 항생제를 막연히 두려워하기보다, 언제 사용해야 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 목적이다.
항생제가 필요한 경우와 필요하지 않은 경우
항생제는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약이다. 따라서 바이러스 감염에는 효과가 없다. 돌 전 아기에게 흔한 감기, 독감, 대부분의 장염은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점을 이해하는 것이 항생제 사용의 출발점이다.
그렇다면 언제 항생제가 필요한가. 대표적으로 세균성 중이염, 폐렴, 요로감염, 세균성 장염 등은 항생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이러한 질환은 단순한 감기와 달리, 특정 검사 결과나 청진 소견 등을 통해 진단된다. 부모의 추측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의료기관에 방문하여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단순한 콧물과 기침이 3~4일 지속되는 경우는 대개 바이러스 감염이다. 하지만 고열이 오래 지속되거나, 숨이 가쁘고 청진상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세균성 폐렴 가능성을 고려한다. 이때는 항생제가 필요할 수 있다. 중이염 역시 돌 전 아기에게 흔하다. 귀를 자주 만지거나, 열과 함께 심하게 보채는 경우 의심할 수 있다. 진단 후 세균성으로 판단되면 항생제가 처방된다. 그러나 모든 중이염이 즉시 항생제 대상은 아니며, 경과 관찰을 권하는 경우도 있다. 요로감염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명확하지 않아 진단이 중요하다. 반복되는 고열과 뚜렷한 호흡기 증상이 없을 때 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이 경우에는 항생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항생제 사용 여부는 ‘열이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세균 감염이 확인되었는가’가 기준이다. 부모가 알아야 할 핵심은 모든 감염이 항생제 대상은 아니며, 그러므로 모든 감염에 항생제를 먹는 것이 답은 아니라는 점이다.
항생제 복용 시 지켜야 할 원칙
항생제가 처방되었다면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정해진 기간을 끝까지 복용하는 것’이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중간에 중단하면 세균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재발 위험뿐 아니라 내성균 발생 가능성도 높인다. 복용 간격도 매우 중요하다. 하루 2회, 3회 등 처방된 횟수에 맞춰 일정한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간격이 들쭉날쭉하면 혈중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아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항생제는 공복 복용인지 식후 복용인지 확인해야 한다. 일부 약은 위장 자극을 줄이기 위해 식후 복용을 권장한다. 처방전에 명시된 지침을 정확히 따르는 것이 기본이다.
복용 중 설사나 발진이 나타날 수 있다. 항생제는 장내 유익균까지 함께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묽은 변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가벼운 설사는 비교적 흔하지만, 심하거나 혈변이 동반되면 상담이 필요하다. 알레르기 반응도 주의해야 한다. 발진이 급격히 퍼지거나, 얼굴과 입술이 붓고 호흡이 어려워지는 경우는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이런 반응은 드물지만, 부모가 알고 있어야 한다. 항생제는 남은 약을 보관했다가 다음에 재사용해서는 안 된다. 같은 증상처럼 보여도 원인은 다를 수 있다. 반드시 새로운 진료를 통해 판단받아야 한다.
복용 중 아기의 컨디션 변화를 기록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열의 변화, 수유량, 배변 상태 등을 간단히 메모하면 치료 경과를 판단하기 쉽다.
부모가 자주 하는 항생제 관련 오해
첫 번째 오해는 항생제를 먹이면 면역력이 약해진다는 주장이다. 항생제는 세균을 억제하는 약이지, 면역 체계를 직접적으로 약화시키는 약은 아니다. 필요할 때 적절히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두 번째 오해는 항생제를 가능한 한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불필요한 사용은 줄여야 하지만, 필요한 상황에서 사용하지 않는 것도 위험하다. 세균 감염을 방치하면 더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 번째는 항생제를 먹으면 바로 열이 떨어져야 한다는 기대다. 항생제는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약으로, 즉각적인 해열 효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열이 서서히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네 번째는 복용 중 설사가 생기면 무조건 중단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가벼운 설사는 비교적 흔한 반응이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탈수 징후가 있으면 상담이 필요하다.
다섯 번째는 형제자매가 남긴 항생제를 나눠 쓰는 것이다. 이는 매우 위험하다. 질환과 체중, 상태에 따라 약 종류와 용량이 달라진다.
돌 전 아기의 항생제 사용은 두려움과 맹신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과정이다. 필요할 때 정확히 사용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기다리는 것이 원칙이다. 부모가 기준을 알고 있으면, 처방을 받았을 때 불필요한 죄책감이나 과도한 불안을 느끼지 않게 된다. 항생제는 적이 아니라 도구다. 중요한 것은 언제, 어떻게 사용하는가다.